‘회베당’은 단위면적당 가격을 책정할 때 쓰이는 인테리어 용어이다. 이전에 생활 수단으로 벽화 일을 작업과 병행 했을 때 들어본 단어였는데 어떤 인상을 남기는 발음이었다. 아름다움의 가치를 시대가 요구하는 보편타당한 기준으로 잘라 가늠하는 수단이자 이 시기를 보여주는 언어로 다가왔다.

일반적인 상업 벽화를 진행하며 느낀 점이 있었는데 일을 자신의 작업처럼 생각하고 접근하면 여러모로 힘들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우선 주어진 시간에 작업을 마치기 힘들다. 그리고 디자인업계 경험이 없던 나로서는 이미지 주도권에 대한 의뢰인의 역할을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몸으로 익혀야했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비슷했지만 무언가 결여된 껍질을 그려내는 느낌이었다.

몇 년간 벽화 일을 접하며 정신과 육체적으로 최적화시켜갈 즈음 흥미로운 지점이 생겨났다. 작업실에서 어느 순간 벽화 할 때의 붓질과 기분을 추적하며 작업에 임하는 것이다. 작업 할 때의 붓질 보다 벽화일 할 때의 붓질이 대체로 더 마음에 들고 자유롭게 느껴졌던 것일까. 일한 후에 받는 즉각적 보상, 한정된 시간에 따른 집중력,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 등 차이에 대한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껍질을 그린다고 생각했던 벽화의 기억에서 알맹이를 찾아 헤매는 기분이 들었다.